또 한 번, 완벽한 하루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그런 날이 있는가 보다. 지금 이 순간, 내 삶이 완벽하게 느껴져서 어디에든 이 벅찬 감정을 기록해두고 싶어지는 그런 하루가.

작년 언젠가에 남긴 것만큼 하루의 세세한 디테일을 적어두기에는 눈꺼풀이 무겁지만, 오늘도 스스로가 참 많이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 그런 하루였다.

단지 그 사람의 친구라는 것만으로도 스스로가 자랑스러워지는, 그런 친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나. 그런 좋은 친구들을 알아보고 곁에 두는 안목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가 꽤나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나의 의지에 관계 없이 2주간 갇혀 있게 되었지만, 아기는 건강하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곁에 있고,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가고, 그 가운데 보석 같은 순간들이 숨어 있다. 이 이상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다만 무탈하기를. 건강하기를. 평온하기를. 사랑하기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세계의 모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