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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해가 되면 늘 계획을 새웠다.

그것을 전부 지키지는 못하리라는 것은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을 세울 때만큼은 신이 났다.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한 해의 마지막 날에는 그 계획표와 견주어 보며 일 년을 정리하곤 했다.

새로운 해에는 새로운 노트를, 이라는 나의 고집 때문에 그 계획표들은 전부 뿔뿔이 흩어져 있다.

올해의 시작과 함께 나는 10년 동안 함께 해온 20대와 이별했다. 여름 즈음부터 그 이별을 맞이할 준비를 하다 보니,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그 계획표들이 못내 아쉬웠다. 그것들을 쭉 모아 놓고 한꺼번에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한동안 사로잡혀 있었다.

종이는 언젠가 사라질 수 있지만, 아마 인터넷 상의 기록이란 어지간해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의 게으름에 그만 영영 사라져 버린, 내가 사랑한 생각과 감정의 조각들을 애도하며 이 글을 적는다. 이곳은 그런 조각들을 차곡차곡 쌓아두는 공간이 될 것이다.

2017.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