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번째: 가을날

2018. 10. 3.

수요일

요즘처럼 날씨가 좋을 때에는 그저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따사로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 거기에 파란 하늘까지 더해지면 무엇을 더 바랄 수 있을까!

이 짧은 가을날의 행복을 맘껏 들이마셔야지.

무더운 여름을 지나 겨우 만난 내가 제일 사랑하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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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번째: 완벽한 날들

2018. 6. 29.

금요일

지난 주말 서울국제도서전의 마음산책 부스에서 사온 메리 올리버의 <완벽한 날들>을 출퇴근 길에 조금씩 읽었다.

작고 여린 것들, 눈에 띄지 않아도 씩씩하게 존재하는 것들을 향한 시인의 따스한 시선이 문장에 고스란히 담겨 온기를 뿜어낸다.

체온에 가까운 따뜻한 문장들. 이런 문장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어서, 퇴근 길의 나는 완벽하게 행복하다.

고맙고도 기꺼운 일이다.

27번째: 눈물이 찔끔

2017. 11. 21.

화요일

오늘 세 번이나 눈물을 찔끔 흘렸다.

펑펑 울지는 않았다. 그저 한두방울을 몰래 찍어냈다.

울컥 차오른 눈물이지만 슬픔보다는 감동에 가까운. 벅차오르는 순간들.

책을 읽다가, 강연을 듣다가, 또 친구가 정성스레 써준 생일 카드를 보다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친구가 건내준 카드의 맨 마지막 문장.

“서른 살의 정원이도 참 예뻤단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스물 넷부터 지금까지 쭉 내 곁을 지켜주며, 언제나 나의 가장 예쁜 모습만을 기억해준 친구.

네가 있어 내 삶이 더욱 아름다운 색깔을 띄게 되었다고, 우리는 서로에게 서슴없이 이야기한다.

마음을 전하는 것에 거리낌 없는 그녀를 친구로 얻은 후 나는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더 많아졌다.

삶의 좋은 것들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을 하나가 아니라 여럿 곁에 두고 있다는 기쁨이 오늘 나를 울렸다.

그렇게 나의 서른살도 저물어간다. 여물어간다.

11일째: 마음이 부른 날

2017. 7. 26.

수요일

 

언제고 기꺼이 나의 가장 좋은 모습을 보아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을 친구로 두고 있다는 행복.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가 제법 괜찮은 사람으로 느껴진다. 이런게 우정이 주는 기쁨일까.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오해하지 않고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

오늘은 너무나 큰 선물을 받았고 그래서 마치 내가 세상에서 제일 가는 부자처럼 느껴진다.

마음이 부른 날이다. 달게 잘 수 있겠다.

 

+) 오늘 진짜 무슨 날인가? 막내가 여자 친구한테 주려고 선물을 샀는데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아 다시 사야 할 것 같다면서 나한테 선물로 주었다. 원래 날 주려고 한 선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막내 동생에게 받아보는 선물. 여자친구 선물은 다시 사준다기에 용돈을 주려고 했더니 그럼 선물하는 의미가 퇴색된다며 손사레를 쳤다. 귀여운 내 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