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의 독서 (2/3)

2018. 1. 25.

목요일

 

시간이 가쁘게 흘러, 어느새 1월도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아직 결론을 내리기는 성급한 것일 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로 봐서는 새해 스타트를 잘 끊은 것 같다. 목표로 했던 번역도 마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도 점점 몸에 붙고 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급성 위염에 걸리고 그 덕분(?)에 내시경도 받아 보았다. 그뒤로는 영양제도 악착같이 잘 챙겨 먹고 있다. 작년 말에 잠시 나를 괴롭혔던 슬럼프로부터는 완전히 벗어난 것 같아 기쁘다. 물론 그 성가신 녀석은 언제든지 다시 찾아올 수 있겠지만 그건 그때가서 고민할 일이다.

 

다 읽은 책

  1. 브래드 스톤, <아마존,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 *전자책
    • 리디북스에서 무료대여 이벤트를 하길래 빌려둔 책을 지난주부터 출퇴근 길에  야금야금 읽어서 그저께 읽기를 마쳤다. 아마존이라는 회사는 옛날부터 알고 있었고, 심지어 몇 번 구매해본 적도 있지만, 회사 자체에 대해서는 그리 흥미를 가져본 적은 없었다. (물론 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회사에 관심이 없었지만 말이다.) 이토록 흥미로운 기업인 줄 알았다면 진작부터 관심을 가졌을 텐데. 어쩔 수 없이 아마존의 성공신화의 뒤에 숨겨진 노력이나 비화들이 주를 이루긴 하지만, 무조건 미화하려 하지 않고 균형잡힌 시각을 견지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곳곳에 보인다. 그런 부분들에서 아마존이라는 기업의 분명한 단점 – 노동자에 대한 배려 부족, 경쟁사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 등 -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결코 도덕적으로 수긍할 수 없는 선택의 이면에는 ‘고객에게 최저가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는 아마존의 분명한 비전이 깔려 있어 무섭도록 목표에 집중하고, 그것을 이뤄내고야 마는 기업이라는 생각이 동시에 든다.
    • 아마존 같은 기업을 만들고 싶은 것도 아니고, 위에 적은 것처럼 아마존이라는 기업이 갖고 있는 모든 면면을 긍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실히 배운 것이 있다면 “비전은 심플하게, 모두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이 아닐까 싶다. 아마존은 처음부터 Everything Store 라는 비전을 갖고 있었고, 세상의 모든 물건을 파는 가게가 되기 위해서는 마진에 욕심을 낼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최고의 만족 = 최저의 가격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분명한 실행 목표가 있었다. 이 부분은 달리 부연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명확하기 때문에 비록 처음부터는 아니었을지라도 사람들에게 아마존이라는 기업의 특징을 각인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요즘, 이 책을 읽어서 다행이었다.
  2. 최진영,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 지난 일요일에 단숨에 몰아 읽어 놓고, 돌아오는 목요일 포스팅에서는 언급하는 것을 까맣게 잊었다. 인상깊지 않아서는 결코 아니었다. 다만 읽은 뒤에 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얼른 벗어나고자 성급히 다른 책을 집어들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해가 지는 곳으로>에 이어 두 번째로 읽은 그녀의 소설(집필 시기는 반대이다)은 여전히 강렬했다. 내가 서른 해 동안 무탈하게 살아오면서 마주치지 못한 존재들에 대해 자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마음이 저릿했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들을 드러내는 것 또한 문학이 해야 할 – 또 할 수 있는 – 역할일 것이다.
  3. 도로시 길먼,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전자책
  4. 도로시 길먼, <폴리팩스 부인 미션 이스탄불> *전자책
  5. 도로시 길먼, <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 *전자책
    • 역시나 리디북스에서 이벤트로 대여한 책이다. 추리소설 읽는 것을 꽤 즐기는 편이라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시리즈와 그 외 여러 시리즈를 묶어 저렴하게 대여하는 것을 보고 심심할 때 읽어야지 하고 사 두었는데, 이번에 위염으로 앓는 동안 고통을 잊기 위해 이 시리즈를 침대에 누워 끙끙거리며 읽었다. 예전에 처음 나왔을 때 서점에서 보고 그냥 이런 책도 있구나 하고 말았는데, 커다란 교훈이 있는 것은 아니나 엔터테인먼트로서는 훌륭하다. 추리소설에서 흔히 보기 힘든 할머니 스파이라는 설정도 재미있고, 노인 특유의 달관한 듯한 삶의 태도가 위기 상황에서 의외의 효과를 낳는다는 전개도 흥미롭다. 찾아보니 이 시리즈가 8권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국내에는 3권만 번역되었다. 나머지는 전자책으로 구입해서 영어로 읽어볼까 생각 중이다.

 

읽고 있는 책

  1. 주홍식, <스타벅스, 공간을 팝니다> *전자책
  2. 크리스 맥체스니, 숀 코비, 짐 헐링, <성과를 내고 싶으면 실행하라> *전자책
  3. Kelly Barnhill, The Girl Who Drank the Moon 

 

그 외에 읽은 것

Lauren Collins, “The Home Front: Leila Slimani’s dark explorations of our most intimate taboos”

*지면과 온라인의 제목이 상이하나 내용은 같음(https://www.newyorker.com/magazine/2018/01/01/the-killer-nanny-novel-that-conquered-france)

 

산 책

  1. 제르마노 쥘로, 알베르틴, <토요일의 기차>
  2. 모디캐이 저스타인, <밤의 세계>
  3. 존 윈치, <책읽기 좋아하는 할머니>
  4. 갈리아 번스타인, <나도 고양이야>
  5. Victoria Jamieson, Roller Girl
  6. 플로리 생 발, <상상의 집>
  7. 사노 요코, <나는 고양이라고>
  8. 루드비히 베멀먼즈, <씩씩한 마들린느>
  9. 루드비히 베멀먼즈, <마들린느와 쥬네비브>
  10. 엘윈 브룩스 화이트, <샬롯의 거미줄>
  11. E. L. 코닉스버그, <클로디아의 비밀>
  12. 에리히 캐스트너, <돈키호테>
  13. 마저리 키난 롤링즈, <아기사슴 플랙> 1, 2
  14. 버지니아 리 버튼, <작은집 이야기>
  15. 볼프 에를부르흐, <못생긴 다섯 친구>
  16. 레일라 슬리마니, <달콤한 노래>

*1~5: 광화문 교보문고(1/21), 6-15: 교보문고 중고서적(1/22), 16: 광화문 교보문고(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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