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번째: 분노

2017. 12. 20.

수요일

어제 있었던 일에 사로잡혀 있다. 이토록 강렬한 부정적 감정에 휩싸인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스스로를 다독여보아도 시시때때로 울컥 하고 분노가 몰려왔다. 혼자였다면 소리라도 질렀을 것이다.

항상 상대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려고 노력해왔으나 이런 일을 겪으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물론 나의 잘못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그에 돌아온 반응에는 치가 떨렸다.

그러나 그 사람 자체에게 화가 났다기보다, 애초에 이 불합리한 관계를 매일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화가 났다. 아마 그 사람에게도 쉽지는 않을 것이리라. 그러나 모두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참고 또 참고, 속으로 삭이면서 넘어가는 일은 이제 정말 그만하고 싶다.

누구에게라도 이 갑갑함을 퍼붓고 싶었으나, 이미 나 이외에 무고한 피해자가 생겨버려서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싶지는 않았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피해자일지도 모른다. 그 사람을 포함해서.

그러나 언제까지 나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앞세워야 할까? 왜 자신의 괴로움을 이런 식으로 표출하여 타인에게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걸까? 그리고 왜 나는 이 와중에도 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려 하는 걸까? 나도 덮어놓고 탓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럼 차라리 마음에 편할지도.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남은 것은 그것뿐. 요즘 돌아가는 상황만 봐서는 정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불쑥 고개를 든다.

그러나 마땅한 대안 없이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는 않다. 누구를 대변하고 싶지도 않고, 다만 내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정리하고 싶다. 많은 요소들이 이 시기가 끝나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어쩌면 이제 또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나야할 때가 온 건지도 모른다.

일단은 박차고 일어나야지. 머리만 굴려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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