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번째: 결혼전야

2017. 9. 8.

금요일

언제 올까 싶던 결혼식 날이 드디어 내일로 다가왔다. 생각보다는 담담하다. 메리지 블루도 딱히 없었고, 막판에는 뭘 해야 할지, 뭘 안 해야 할지 몰라 허둥거렸긴 했지만.

결혼을 약속하고, 날짜를 정하고, 집을 알아보고, 식을 준비하는 긴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이 사람과 결혼해도 될까?’ 라는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 아닐까.

나의 고질병인 완벽주의를 좀 내려놓고, 내일은 좀 빈 구석이 있고 허술해보이더라도 우리 두 사람에게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하루를 만들고 싶다.

너무 애쓰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다른 건 좀 틀려도 괜찮아. 이 사람과 결혼하기로 한 결정만큼은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으니까.

내일 이 시간이면 싱가폴 행 비행기 안에 있겠구나. 아직 실감이 하나도 안 난다.

우리가 결혼을 한다니.

우여곡절 많았던 시간들을 지나, 부부가 된다.

무엇보다 서로에게 가장 편안한 사람이길. 그거면 충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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