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째: 옷장생각

2017. 7. 27.
목요일

집수리가 끝나간다. 이제 조명을 달고 청소를 깨끗이 하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이다. 화요일에 있었던 중요한 회의도 무사히 마쳤고, 방학이 되면서 공간을 찾는 아이들의 숫자도 줄어 요즘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새로 들어갈 집. 그 중에서도 옷장이다. 가구 선택은 무척 의미심장하다. 어떤 가구를 고르는지는 결국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와 연결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가구와 관련된 빈번한 비극은 처음 가구를 고를 때 생각했던 그 이미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기인한다.

인테리어라고는 요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지금의 내 방. 지금 내 방에 있는 가구들 중에서 진정 내 의견이 반영된 것은 한 가지도 없다. 하지만 이제 새로 구입하는 가구들은 하나하나가 곧 나의 취향이라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골라놓고도 옳은 선택이었는지 계속 되묻게 된다.

책과 함께하던 출퇴근 시간은 요즘 듀오링고 스페인어와 가구 검색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 시기 또한 언젠가 지나갈 것이다. 이 이상으로 스스로에게 부담을 주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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