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 주에 읽은 책

어느새 5월이다.  무엇이든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결론을 내려선 안 되겠지만, 올해는 – 적어도 지금까지는 –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나를 둘러싼 환경이나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기 보다, 다사다난했던 작년을 겪으면서 조금은 더 담담하게 현실을 마주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물론 이래놓고 당장 내일, 아니 오늘 오후에라도 평정심을 잃을 지 모를 일이다. 그래도 지금 누리고 있는 이 평화로운 일상이 소중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긴 연휴를 준비하며 또 책을 잔뜩 샀다. 딱히 어디 여행을 가기로 한 것도 아니니, 집에서든 카페에서든 책을 잔뜩 읽고, 때때로 영화관에 가고, 손이 심심할 땐 뜨개질을 하면서 휴가를 보낼 계획을 세워두었기 때문에. 긴 휴일이 눈앞에 있으니 절로 마음도 너그러워져서 즐겁게 일했다. 틈틈이 책도 많이 읽었다. 지난 주에 읽은 우치누마 신타로의 ‘책의 역습’을 읽고 마음이 한껏 부풀어 올라, 그가 추천한 책들을 잔뜩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그 중 몇 권을 먼저 주문했다. 집에 이미 있던 책 중에서도 연결되는 책을 한 권 골라 읽었다.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흔들림없이 좋아했던 한 가지가 바로 책이라면, 역시 그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는 요즘.

 

다 읽은 책 

  1. 니시야마 마사코, 김연한 옮김, <일본 1인 출판사가 일하는 방식>
  2. 이규리,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 근래 읽은 시집 중 가장 좋았던 이규리의 시집. 이름도, 시도, 어여쁘다. 어렵지 않게 녹아든다. 애잔하지만 사랑스럽다. 마음이 울적할 땐 언제고 다시 펼쳐들고 싶은, 그런 시집. 발견하게 되어 다행이다. 
  3. 로런 그로프, 정연희 옮김, <운명과 분노>
    • 하도 광고를 하길래, 그리고 요즘에는 ‘결혼’ 이라는 말에 예민해서, 중요한 약속을 앞두고 일찍 도착해서 근처의 서점을 돌아다니다 덥썩 집어들었다. 긴박한 서사가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문장이 그리 매혹적인 것도 아닌데, 묘하게 놓을 수가 없어 꼬박 이틀만에 다 읽어냈다. 여전히 나는 이 책이 그리 뛰어난 문학 작품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고 싶지만,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매력이 있는 책인 것만큼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 같다. 어쨌든 꼬박 일고여덟 시간을 꽁꽁 붙잡아 두었으니. 이 책의 매력이 뭘지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흐름(flow)’이었다. 이야기의 힘으로 밀어붙이거나, 문장의 유려함으로 홀리는 것은 아니지만, 들숨과 날숨처럼 자연스레 흘러가는 어떤 흐름이 있어, 그 리듬에 얽혀버린 것은 아닐까, 하고.

 

반쯤 읽은 책

  1. 장 폴 사르트르, 정명환 옮김, <말>
  2. 윌리엄 맥어스킬, 전미영 옮김, <냉정한 이타주의자>

 

산 책

  1. <마음산책 X>
  2. <북스피어 X>
  3. <은행나무 X>
  4. 김연수, <소설가의 일>
  5. 정홍수, <소설의 고독>
  6. 박연준,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7. 한수희,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8. 후지요시 마사하루, <이토록 멋진 마을>
  9. 사사키 아타루,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10. 제럴드 그로스, <편집의 정석>
  11. 로런 그로프, <운명과 분노>

* 1~3, 4~10 모두 인터파크 도서. 11은 영풍문고 여의도점.

 

Advertisements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