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둘째주에 읽은 책

4월 들어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쓰려고 했는데, 첫째주에는 거의 제대로 읽은 책이 없어 쓸 거리가 없었다. 지난 주에도 역시 많이 읽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틈틈이 여러 권을 나누어 읽었다. 출근할 때 조금, 퇴근해서 조금, 아침에 일어나서 조금, 밤에 자기 전에 조금.

인생의 큰 변화를 눈앞에 둔 시기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지금 이 순간의 내 감정에 충실한 선택을 하며 살아온 서른 해. 거기에 대해서는 어떤 후회도 미련도 없다. 다만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기로 결심한 이상 내 결정은 더이상 온전히 나만의 것이 아니기에, 흐릿한 윤곽선이어도 좋으니 뭐라도 그려서 보여주어야만 할 것 같은 압박에 시달린다. 어떤 구절을 읽어도 생각은 저절로 그리로 기운다. 나는 서툴기만 하고, 때로는 그래서 즐겁다.

 

다 읽은 책

  1. 오은,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 <유에서 유>를 읽고 난 뒤, 오은의 말놀이에 푹 빠져서 그의 나머지 시집 두 권도 일찌감치 사두었다. 집요할 정도로 단어를 파고드는 면은 변함이 없다. 절반즈음 읽었으나 아직 최신작과의 큰 차이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내가 무디기 때문일까. 굳이 하나를 짚어내야 한다면 소재들이 조금은 더 젊은 느낌인 것 같기도 하다. (‘면접’이나 ‘이력서’ 같은, 취준생의 설움을 대변한 듯한 시들에서 그런 인상을 받았다.)
    • 간단한 감상을 적기 위해 다시 시집을 뒤적이는데, 좋아서 접어 놓은 귀퉁이를 골라 펼쳐보니 어디가 좋았던 건지 콕 찝어내기가 어렵다. 일주일 사이 생각이 또 변했나보다.

 

나눠 읽은 책 

  1.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옥용 옮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2. 빌 버넷 & 데이브 에번스, 김정혜 옮김, <디자인 유어 라이프>

 

선물받은 책

  1. 백영옥, <빨간머리 앤이 하는 말>
    • 빨간머리 앤이었다면 틀림 없이 ‘서로를 부르는 영혼’이라 칭했을 만한 친구가 선물해준 책. <빨간머리 앤>은 나의 청소년기를 함께하며 나의 감수성의 토대가 되었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앤을 읽은 사람은 누구라도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만큼 너무나 사랑하는 책인데, 그래서 오히려 제목부터 빨간머리 앤이 들어가는 이 책을 사고 싶지 않아서 서점에서 몇 번을 보고도 집어들 생각도 하지 않았더랬다. 그러다 친구에게 깜짝 선물을 받아서 후루룩 앞 부분만 읽었는데, 역시 좋다. 걱정했던 것처럼 느끼하지 않았고, 앤의 말과 함께한 자신의 경험담을 담백하게 적고 있어 부담스럽지 않았다. 아껴가며 읽어야겠다.
  2. 피터 드러커, 이재규 옮김, <프로페셔널의 조건>
    • 이 책은 사실 지난 주에 선물받았는데, 한 권만 따로 떼내어 포스팅하기가 민망해서 여기에 같이 적는다. 이 책을 선물해준 친구의 추천으로 작년부터 경영 서적을 여러 권 읽었는데, 나와는 전혀 맞지 않을 거라는 편견과는 달리 상당히 인상 깊었더랬다. 그래서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도 좀 읽어보고 싶어졌는데, 종류가 너무 많아 무얼 사면 좋을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친구에게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집에 같은 책이 두 권이 있다며 선뜻 한 권을 선물해주었다. 아직 제대로 읽지는 못했지만, 고마운 마음을 기억하고 싶어 적어 둔다.

 

산 책

읽지는 못해도 책은 산다. 지난 주 수요일 퇴근 길에 그냥 집에 가기 아쉬워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 사고 싶던 책들을 몇 권 정해놓고 갔는데, 세 권은 그중에서 골랐고 나머지 두 권은 그 자리에서 골랐다. 책을 한아름 들고 소설 코너를 구경하다 전도를 당할 뻔했다. 종교가 싫은 것은 아니고, 오히려 교리 자체에는 공감하는 부분도 많지만 이런 식의 전도 행위에는 도무지 찬성할 수가 없다. 소중한 혼자만의 시간을 침범당한 기분에 잠시 불쾌했으나, 책을 구경하며 금새 잊었다.

그렇게 그날 산 책은

  1. 김혜리,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 내가 가장 닮고 싶은 문장을 쓰는 평론가 신형철의 추천사를 보고 두 번 고민할 것도 없이 집어들었다.
  2. 칼 뉴포트, 김태훈 옮김, <딥 워크>
  3. <2017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
  4. 줌파 라히리, 이승수 옮김, <책이 입은 옷>
  5. 윌리엄 맥어스킬, 전미영 옮김, <냉정한 이타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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