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둘째주에 읽은 책

어느새 1월도 절반이 다 갔다.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한 주를 다 보냈다. 욕심은 많고, 몸은 안 따라주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괴로움도 적잖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일들에 더 초점을 맞추며 살아가고 싶다. 지난 주에 읽은 칼 필레머의 책에서 배운 것들을 실천하며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이를 테면, 걱정하지 말라는 것. 걱정할 시간에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궁리하는 것이 훨씬 낫다. 온갖 것들을 걱정하며 살아온 습성을 하루 아침에 버릴 수는 없는 것이지만, 걱정이 치고 올라올 때면 거기에 휩쓸리는 대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내가 무얼 할 수 있지?

돌이켜 보면 한없이 게으를 때조차도 마음만은 바쁘게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몸은 바쁘더라도 마음은 여유롭게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나를 위한 작은 사치라고 생각하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그리 괴롭지만은 않다.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출퇴근하면서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에 한걸음 더 다가가기 위해 기꺼이 투자해야 할 비용이다. 읽고 싶은 책도 많고, 쓰고 싶은 글도 많지만 이런 저런 핑계들로 미루어두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도 미뤄두고 있다.) 그 핑계 중 하나는 ‘멋진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 그러나 멋진 글이 아니더라도, 쓰이지 않은 글보다는 낫다. 그래서 일단은 가장 단순한 형태의 기록부터 시작해 본다.

 

다 읽은 책

애덤 그랜트, <기브앤테이크>, 2013

  • 이번 주에는 바뀐 생활 패턴에 적응하느라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다. 그 와중에 오전에 틈틈이 짬을 내어 다 읽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호혜원칙’에 대한 관점에 따라 사람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통념과는 달리 가장 크게 성공하는 사람들은 받는 것보다 더 많이 주는 것에 익숙한 기버들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경영 분야가 아니더라도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누구나가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하다.
  • 기브앤테이크, 2013

 

읽고 있는 책

  1. 알베르 까뮈, <페스트>
    • 지난주에 이어 <페스트>를 계속해서 읽어나가고 있다. 이야기는 점점 절정에 다가간다. 내가 결정적으로 이 책을 다시 꺼내들게 된 계기인 ‘평범한 인간의 고결함’이 조금씩 구체화된 형태로 드러난다. 이전 독서에서는 그리 인상 깊게 여기지 않았던 여러 인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평범한 시청 서기지만 가슴에는 문학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안고 살아가는 그랑이다. 그 외 다른 도시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감시의 눈을 피해 오랑으로 흘러들어온 코타르 (그는 페스트로 인해 도시가 폐쇄된 것을 내심 기뻐하며, 페스트를 자신의 다정한 친구라고 여기는 흥미로운 인물이다), 신문 기자로서 취재차 오랑에 왔지만 페스트가 발발하는 바람에 꼼짝도 못하게 갇혀버리자 파리에 남겨두고 온 아내를 만나기 위해 탈출을 모색하는 랑베르, 정체불명의 신비한 인물이자 세심한 기록자 장 타루 등등 평범하지만 보석 같은 인물들이 많아서 무척 흥미롭게 읽어가는 중이다.
    • 과연 다음주까지는 다 읽을 수 있을까? 그 전에 다른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야 할 터인데.
  2. 테리 이글턴,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 지하철 역에 내려서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습관처럼 서점에 들렀다가 발견하고 집어온 책. 잠시나마 미학 공부를 했던 – 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고, 미학 수업을 여러 개 들었던 – 사람으로서 그의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는 듯 하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문학을 ‘읽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인데 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문학비평의 기초 이론 혹은 방법론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소설을 읽었지만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해본 적은 없는 듯하다. 그러나 최근에 집중적으로 읽으면서 단지 즐거움을 위해 이야기를 좇는 것 이상으로, 소설(혹은 시)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마침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서점에서 이 책을 만나니 운명인가 싶어 집어 들었다.
    • 이제 막 첫 장을 읽었는데, ‘도입부’라는 주제를 가지고 무척 섬세하게 분석해 들어간다. 이야기의 구조 자체에도 관심이 있지만 그보다는 말의 쓰임새, 혹은 언어의 형식미에 관심이 많은 나는 완전히 매료되어 버렸다. 한 구절 한 구절을 구문 단위로 쪼개어 가며 읽어내는 방법을 보여주는데 내가 알고 싶던 바로 그 지점에 한없이 가까워 앞으로 즐겁게 읽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산 책

그렇다. 아직 읽지 않은 책도 산더미이지만, 또 샀다. 아니, 사버렸다.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는 점점 더 불어나고 있다. 가장 많이 담겨 있는 교보문고 장바구니는 이미 50만원 어치를 훌쩍 넘긴지 오래. 언젠가 다 청산할 수 있을까. 그거야 그때 가서 고민해보기로 한다.

  1. 이전부터 사려고 했던 책 –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2. 새로 눈에 들어온 책 – 테리 이글턴,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3. 이전에 읽은 책의 확장판 –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 <몰입>
    • 참고로 이전에 읽은 책은 동 저자의 <몰입의 즐거움>. 찾아보니 <몰입 Flow>이 1990년에, <몰입의 즐거움 Finding Flow>이 1997년에 나왔다고 한다. 요즘 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간접적으로나마 참고해볼 거리가 있을 것 같아서 구입. 아직 읽어본 적은 없으나 유사한 맥락을 다루고 있는 (것 같은) <그릿>도 읽어보려 한다.
  4. 인터넷 서점에서 우연히 알게 되어 점찍어둔 책 – 마쓰우라 야타로, <일의 기본, 생활의 기본 100>

 

그 외의 읽기

The New Yorker를 구독하고는 있는데 매주 구경만 하는 것 같다. 올해부터는 단편 소설을 꾸준히 읽어가기로 했는데, 일단 올해 받은 두 호수 중에 하나는 읽었다.

지난 호수에도 중국계 미국인 작가 Yiyun Li의 자전적 에세이 “To speak is to blunder”가 실려서 흥미롭게 읽었는데, 이번 호수에도 역시 같은 작가의 단편 소설, “On the street where you live”가 실렸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작가가 영어로 소설을 쓰는 경우는 왕왕 있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자신의 모국어를 완전히 버리는 경우는 드물다. Yiyun Li는 자신은 모국어를 버렸으며, 그것이 자신에게 모종의 자유를 가져다 주었다고 담담하게 고백한다. 무언가 마음을 잡아 끄는 구석이 있는데, 정확히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단 그녀의 다른 글들을 좀 더 찾아 읽어볼 생각이다. 그리고 나면 그녀에 대해 무언가를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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